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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스토리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존 르카레

퍼스트발자욱 2020. 12. 15.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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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영국의 소설가 존 르카레(1931~2020)가 향년 89세로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가 전해져 왔는데요. 007을 탄생시킨 이언 플래밍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첩보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매우 유명한 분이죠.  

 

존 르카레와 그의 소설을 영화화한 게리 올드만 주연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이분 소식을 뉴스로 접하니 반사적으로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Tinker Tailor Soldier Spy, 2011)'가 떠오르네요. 이 영화로 원작자인 존 르카레를 알게 되고 원작을 책으로 찾아 읽는 인연을 맺게 되었는데요.

 

게리 올드만, 콜린 퍼스, 톰 하디, 베네딕트 컴버배치 등등등 어마어마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영화였습니다. 또한 당시 스파이물 영화들이 초특급 히어로들의 화려한 액션을 연출하던 분위기에서 정통 첩보물을 표현하는 이 영화가 매우 반가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국 정보국내 소위 두더지라는 러시아의 이중간첩을 색출해내는 과정을 정말 쫄깃하면서도 긴박감 있게 보여주는 정말로 정통스러운 첩보물이죠. 정통 첩보물 성격과 영화 OST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La Mer는 아련한 향수까지 불러오느데요. 서정적이면서도 분위기가 폼나고 멋들어지게 깔리는 첩보 영화입니다.  

결국 이런 분위기에 취해 원작 소설까지 뒤적이게 했던 영화로 기억되네요.

 

 

이렇게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사실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첩보물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존 르카레의 이력이 상당히 작용한 결과인데요. 그가 실제 스파이 이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죠.

옥스퍼드를 마치고 이튼 칼리지에서 교편을 잡기도 한 그는 1959년부터 영국 외무부에서 일하기 시작하는데요. 약 5년간의 공직 경력의 대부분이 요원으로서 활동한 시기였습니다. 그가 최종적으로 소속된 곳은 우리가 영화나 소설에서 익히 들어온 MI6(영국 해외 담당 정보부)였습니다. 

 

 

그의 비밀 요원으로서의 경력이 끝나게 된 사건은 영국 정보부 요원들이 노출되는 킴 필비 사건 때문이었는데요. 당시 소련의 이중간첩이었던 킴 필비라는 자가 영국 정보요원들의 이름을 KGB에 노출시킨 사건입니다. 

르카레도 이 사건에 노출된 요원에 포함되어 있었죠. 르카레는 원래 소설을 위한 필명이고 본명은 데이비드 존 무어 콘월인데 당시 요원 활동중 이런 자신의 본명이나 정체가 적들에게 노출됨으로써 비밀 요원 경력은 끝나게 됩니다.

 

그렇다고 이 사건이 그가 공무원 생활을 완전히 끝내게 된 원인은 아니었는데요. 그는 비밀 요원시절부터 르카레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써오고 있었는데요. 마침 3번째 장편소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가 히트를 치게 되면서 사표를 내고 본격적인 전업작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실제 본인이 이중간첩 사건을 겪었던만큼 그의 작품에는 이중간첩이나 자신이 겪었던 사건들이 많이 작품에 투영됩니다. 영화 '팅커~ 스파이'에서도 그것을 볼 수 있죠. 이렇게 사실과 그의 경험을 소재로 엮은 소설이기에 인기가 많았고 유독 영화화가 많이 된 작가이기도 했습니다.

어디 나가기도 뭐한 요즘같이 추워지는 겨울날 존 르카레의 정통 첩보에 빠져보는 것도 시간을 보내는 좋은 방법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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