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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2017)

퍼스트발자욱 2020. 12. 12.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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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1일 뉴스 속보로 김기덕 감독이 라트비아에서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보았습니다. 영화에 최소한의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작품은 보지 않았어도 그 이름 석자는 다들 알고 있는 유명한 감독이지요.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에서 주요 본상을 수상했고 베니스 영화제에서는 '피에타(2012)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 밖에도 열거하기 힘들 만큼 많은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 기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해외 평단에서 인정받는 감독이었습니다. 이런 상당한 정도의 해외 유명세가 있었기에 일반 영화팬이라도 그의 이름을 모를 리 없었죠. 한때는 미투 논란으로 그 유명세가 영화 관심층을 넘어 일반 대중들에게도 그 이름이 회자되기도 하였죠. 

 

하지만 그 이름값에 비해 안타깝게도 전반적으로 대중과 가까운 감독은 아니었습니다. 보통 그의 작품은 불편하거나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어 접근하려는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주요 수상작들조차 대중성과는 거리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작품의 이름 정도는 들어봤어도 실제 본 사람들은 많지 않죠. 저 또한 그의 소식을 접하고 그의 작품 중에 본 게 있나 하고 돌아봤을 때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2017) 1 작품밖에 없더라고요. 

 

 

그런데 처음이자 유일했던 이 1편조차 김기덕의 작품세계로 들어가는데 있어 좋은 출입구였다고 말하기 힘든 작품인데요. 내용상 전반적인 느낌은 인간의 역사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와 어떻게 흘러갔는가에 관한 그 원초성과 폭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안성기, 류승범, 이성재, 장근석, 후지이 미나 등 그의 다른 작품과 다르게 유명 배우들이 많이 참여했기에 조금은 대중적인 영화일까 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보았던 기억이 있는데요.

하지만 영화를 본 후에 그의 작품에 대한 선입견과 합쳐지면서 역시 그의 영화는 난해하면서도 불편해 라는 느낌만 확인시켜준 영화였습니다. 사실 이것을 보고 그의 다른 작품에 도전하려는 엄두는 안나더군요. 

 

게다가 이 작품은 인정받던 해외 평단에서조차 별다른 언급을 받지못한 그의 작품 중 가장 말작에 속하는 영화더군요. 우연히 그의 작품세계를 열어봤는데 잘못된 문을 열었다고 해야 할까요.

 

그러나 개인적인 경험은 차치하고 김기덕 감독이 한국 영화계에 그만의 독보적인 족적을 남겼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부족했던 대중성에도 불구하고 주요 해외 영화제에서 그렇게 많은 수상을 한 감독은 국내에서 거의 손에 꼽을 만한 경우지요. 그의 작가적인 능력이나 예술인으로서의 평가가 그만큼 높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겠죠. 그리고 이런 그의 작품세계가 업으로 삼고 있는 전문 영화인들에게 암암리에 영향을 주어 영화 세계에서 그 흔적을 계속 남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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